
대한민국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압구정2구역에서 삼성물산의 ‘조합 흔들기’ 의혹이 다시금 불거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과거 잠실우성1·2·3차, 방배15구역, 신당10구역, 광주 신가동 등 다수 재건축 현장에서 입찰의향서를 제출해 조합의 입찰지침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꿔놓고, 최종 단계에서 입찰을 철회해 사업이 표류하는 사례가 반복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압구정2구역에서는 일부 언론이 “조합이 대안설계를 제한하고 1금융권 조달만 허용해 조합원 부담을 키운다”는 식의 비판을 제기하자, 조합원들 사이에서 “삼성물산의 흔들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조합은 도미니크 페로와 협업해 세계적인 건축가 설계안을 국제공모로 직접 선정했고, 이 설계안은 이미 서울시 심의를 통과해 정비계획으로 확정됐다. 조합관계자는 “한강변 주동계획, 스카이라인, 층고 높이 등 서울시와 협의가 끝난 핵심 항목을 다시 바꾸면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가 사업 지연과 분담금 폭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업을 흔들려는 시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의 과거 ‘불법 버스투어’ 논란도 이번 압구정2구역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준공 단지에서 조합원들을 단체로 데리고 다니며 불법 홍보를 진행하다 강남구청과 서울시로부터 강력한 경고를 받았다. 이후 “버스투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개별홍보가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방배신삼호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도 삼성물산의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최근 시공사 선정 절차가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가운데 일부 조합원들이 “삼성물산이 방배신삼호 재건축에 참여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돌리며 조합장 해임총회를 추진해 조합 내부 갈등이 커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삼성물산의 공식 입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의 이름만으로도 조합이 내부 분열에 빠지고 사업이 늦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삼성물산이 실제로 입찰할 의사도 없이 이름만 팔았다면 허위사실 유포이자 조합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조합원들은 삼성물산의 반복되는 패턴에 더 이상 휘둘리지 말고, 현실적인 이득을 위해 냉정한 판단과 단합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압구정2구역과 방배신삼호 모두 시공사 선정 일정이 지연되면 금융비용 증가와 분담금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삼성물산의 반복되는 ‘조합 흔들기’ 논란이 재건축 시장의 공정성과 신뢰를 위협하는 가운데, 조합과 감독당국의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