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공황장애 증상은 극심한 불안이 갑작스럽게 신체 반응으로 폭발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 과정에서 교감신경 기능이 과도하게 항진, 활성화되고, 아드레날린이 한꺼번에 분비되며 심박수 및 호흡이 급격히 상승한다. 이런 신체 변화는 실제로는 위험하지 않지만, 뇌는 이를 생명 위협으로 오인해 더 강한 공포증 반응을 유발한다. 주로 심장 두근거림이나 가슴 답답한 증상을 비롯해 흉통, 과호흡, 복부 불편감 등을 동반한다. 이 악순환이 짧게는 몇 분, 길게는 수십 분간 이어진다.
공황발작 증상이 한 번 일어나면 사람의 뇌는 ‘그 상황을 다시 경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기억을 각인한다. 그 이후부터는 엘리베이터, 지하철, 마트 등 사람 많은 곳, 혹은 통제, 탈출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상황만 떠올라도 같은 반응이 재현된다. 이처럼 반복되는 예기 불안 및 회피 행동이 공황장애 증상의 핵심이다.
공황장애는 불안장애의 한 형태이지만, 일반적인 불안과는 양상이 다르다. 일상적인 불안이 서서히 높아지는 것과 달리, 공황은 급발성 폭발형이다. 반면 불안장애는 지속적으로 긴장 상태가 유지되어, 뇌와 신체 기능이 장기적으로 소모되는 특징을 갖는다. 즉, 공황은 폭풍처럼 몰아치고, 불안은 안개처럼 오래 머무른다.
청주 휴한의원 조민정 원장은 “이러한 반응의 중심에는 편도체와 전전두엽이 있다. 편도체는 위험 감지를 담당하고, 전전두엽은 ‘괜찮다’는 판단을 내려 공포 반응을 제어한다. 하지만 반복된 스트레스나 과로, 수면 부족은 이 제어 회로를 약화시켜, 작은 자극에도 과도한 경보를 울리게 만든다. 공황장애 환자의 뇌에서는 편도체가 과활성화되고, 전전두엽의 억제 기능이 저하되어 있다고 한다. 공황과 불안을 유발하는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요인은 스트레스의 누적과 예측 불가능한 환경 변화다. 직장 내 압박, 대인관계의 긴장, 잦은 야근, 수면 부족, 카페인 과다 섭취는 모두 자율신경 균형을 무너뜨려 스트레스성 공황장애 증상을 야기한다. 또, 갑상선 기능 이상, 호르몬 불균형, 저혈당 상태 등 생리적 요인이 겹치면 신체 반응은 더 민감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황장애는 외형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마음의 문제로 치부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뇌의 생리적 반응이 관여하는 신경학적 질환이다. 문제는 주변의 시선이다. ‘예민하다’, ‘의지 부족이다’라는 인식은 환자의 불안을 더 자극한다. 이런 왜곡된 반응은 회복보다 회피를 부추기고, 결국 증상을 장기화시킨다. 게다가 불면증과 사회불안장애를 비롯해 우울증, 기분장애, 강박증 등 신경 정신과 질환을 동반하기 쉽다”고 전했다.
조민정 원장은 “공황 발작 증상이 일어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스스로 강박 관념 갖지 않는 것이다. 억누르거나 숨을 참으려는 시도는 뇌의 경보 체계를 더욱 자극한다. 대신 천천히 호흡을 조절하고, 신체 감각을 관찰하며 ‘이 감정은 곧 지나간다’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자기 인식은 뇌의 편도체 활성화 반응을 줄이고 전전두엽의 조절 기능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공황이나 불안은 약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뇌신경계 및 자율신경계 기능이 장기간의 긴장에 지쳐 조절력을 잃은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보다, 신경이 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대처 극복, 그리고 치료 관련한 출발점이다”고 전했다.
처음엔 단순한 불안으로 보이더라도, 반복되면 신체와 뇌는 점점 공포 기억에 익숙해진다. 그 기억이 완전히 고착화되기 전에 개입하는 것이 회복의 핵심이다. 불안은 어느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공황은 뇌가 ‘지금은 멈춰야 한다’고 외치는 강력한 신호일 때 나타난다.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적절히 쉬어가며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 그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