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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강태영 행장 내세운 ‘내부통제 강화’ 무색… 또 시재금 횡령

시재금 점검 두 달 만에 신입 직원이 2,665만 원 횡령
전산 조작 통한 반복 사고에 통제 실효성 논란

 

NH농협은행에서 또 다시 시재금 횡령 사고가 발생하며, 강태영 행장이 내세운 ‘내부통제 강화’ 기조에 심각한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고객 자산을 다루는 최일선 창구에서 반복적으로 사고가 터지면서, 단순한 시스템 보완을 넘어 윤리적 조직문화의 부재가 본질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경기 의왕시 한 영업점에서 6급 계장보 신입 행원 A씨가 2023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시재금 2,665만 원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하고, 지난 2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창구 근무 중 고객에게 지급돼야 할 시재금을 몰래 빼돌리고, 내부 전산 시스템에는 허위 운용 기록을 입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개별적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의 반복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같은 달 경기도 내 또 다른 영업점에서도 신입 행원 B씨가 시재금 200만 원가량을 횡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에도 신입 행원 C씨가 ATM 시재금 약 2,400만 원을 빼돌려 적발됐으며, 2024년 봄에는 부산지역 한 지점 과장보가 시재금 1,500만 원을 유용하고 내부 기록을 조작한 사건도 있었다.

 

시재금은 창구 직원이 고객 응대를 위해 소지하는 운영 현금으로, 은행 내 횡령 유형 중 가장 빈번하다. 이른바 ‘입력만 하면 끝’이라는 전산 구조의 맹점을 이용해 직원이 실제로는 현금을 유용하면서도 시스템상 시재금이 정상인 것처럼 처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시스템적·문화적 문제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앞서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지난 3월 광화문 금융센터를 방문해 시재금 점검과 사고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당시 그는 “내부통제를 강화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현장과의 소통 및 관리 강화를 직접 챙겼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해당 조치들이 ‘보여주기식 행보에 그친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평가도 나온다.

 

농협은행은 재발 방지를 위해 출납 절차 개선에 나섰다. 현재는 일일 결산 마감 시 5만 원권 전액을 출납 책임자에게 인계한 뒤 퇴근하도록 하는 새 지침을 도입한 상태다. 그러나 잇단 사고를 방지하려면 감시 체계를 넘는 윤리문화 정착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 안에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면, 이는 단순한 시스템 문제를 넘어선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리적 감수성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감시를 아무리 강화해도 사고는 줄어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NH농협은행은 오랜 시간 농업과 지역사회를 중심에 두고, 신뢰를 자산 삼아 성장해온 금융기관이다. 그러나 내부 직원이 반복적으로 고객의 돈을 유용하는 일이 이어진다면, ‘농민과 함께하는 금융기관’이라는 상징은 점차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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