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화재 전직 사장 등 전·현직 임직원이 계열사 합병 관련 정보를 사전에 파악한 뒤 주식을 매수해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다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강제수사의 직접 배경은 2022년 지주사 합병 과정에서의 임직원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난항을 겪는 홈플러스 매각·회생 절차와 맞물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를 겨냥한 압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8일 메리츠화재 임원들의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의혹과 관련해 메리츠증권 본사와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지난해 9월부터 이어져 온 수사의 연장선이다.
검찰은 메리츠화재 전직 임원들이 2022년 11월 메리츠금융지주의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 합병 계획 발표 이전 관련 정보를 확보한 뒤, 가족 명의 계좌 등을 이용해 주식을 매수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해당 사안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해 7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전직 사장과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로 이어졌다.
합병 계획 공개 직후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주가는 급등했고, 이 과정에서 수억원대 시세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이 이번 수사의 강도와 시점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홈플러스 문제가 있다.
메리츠금융은 2024년 5월 MBK파트너스가 지배하는 홈플러스에 메리츠증권 6551억원, 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 각각 2807억원 등 총 1조2166억원을 대여했고, 현재까지 원금·이자·수수료 명목으로 2561억원을 회수했다. 이 같은 대규모 채권을 바탕으로 홈플러스 존속 여부를 가를 채권단 협상에서 메리츠증권의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채권은 표면 금리가 연 8% 수준이지만, 만기수익률(YTM)이 최고 14%에 달하도록 설계된 고금리 구조라는 점에서 메리츠가 채권 회수와 수익 확보를 우선해 회생안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홈플러스 주요 점포 부동산을 신탁 수익권 담보로 확보한 구조로 인해, 회생에 적극 협조하지 않더라도 원금 회수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는 점이 신중한 대응의 배경으로 꼽힌다.
회생계획안이 법원 인가를 받으려면 채권단 동의가 필수인 만큼, 최대 채권자의 판단이 홈플러스 회생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메리츠의 소극적 기조는 당국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으며, 계획안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3000억 원 규모의 DIP(회생금융) 대출이 포함됐다. DIP는 최우선 변제권이 부여되는 구조로, 기존 채권자들의 변제 순위와 회수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메리츠 역시 손익 계산이 복잡해진 상황이다.
이번 사안을 단순한 금융 범죄 수사로만 보지 않는 시각에는 지난해 NH농협 사례도 겹친다. 정치권이 지역 상권과 일자리 문제를 이유로 농협중앙회의 홈플러스 인수를 압박했지만,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국정감사에서 유통 부문의 적자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자금력이 있는 주체를 통한 정상화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압박의 무게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과거 내부통제 미비와 사법 리스크를 지렛대로 삼아, 당국이 원하는 회생 구도에 메리츠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려는 우회적 압박으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