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필드를 찾는 골퍼들이 늘면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라운딩을 즐기는 것도 잠시, 스윙 이후 팔꿈치 안쪽이 찌릿하게 아프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닌 골프엘보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남양주 서울에이스통증의학과 김영석 원장은 “골프엘보는 의학적으로 ‘내측상과염’이라 불리며, 팔꿈치 안쪽의 힘줄 부위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골프채를 반복해서 휘두르는 동작은 손목 굽힘과 팔의 회전 근육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게 되고, 이로 인해 팔꿈치 안쪽에 미세한 손상이 누적된다. 특히 무리한 스윙 자세나 과한 연습량, 본인 체력에 맞지 않는 라운드 횟수 등이 증상 유발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증은 주로 팔꿈치 안쪽 돌출된 부위에 집중되며, 물건을 쥘 때나 손목을 움직일 때 더 심해진다. 주먹을 꽉 쥐거나 문손잡이를 돌리는 일, 심지어 세면대에서 물을 짜는 동작조차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골프엘보와 자주 혼동되는 질환으로 ‘테니스엘보’도 있다.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생기는 외측상과염으로, 주로 손목을 젖히는 동작에서 부담이 누적될 때 발생한다. 두 질환 모두 팔꿈치의 반복적인 사용이 원인이며, 테니스나 골프처럼 팔을 많이 쓰는 스포츠뿐 아니라, 요리사, 주부, 디자이너 등 특정 직업군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김영석 원장은 “테니스엘보는 바깥쪽, 골프엘보는 안쪽이라는 위치 차이가 있지만, 원인은 비슷하고 통증이 심화되면 일상생활에도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시작되는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초기에 병원을 찾는다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주사치료 등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체외충격파는 통증이 발생한 힘줄 주변에 고에너지 음파를 전달해 세포 재생과 혈류 개선을 유도하고, 염증을 줄여주는 치료로 꼽힌다. 치료 시간이 짧고 절개나 마취가 필요 없어 바쁜 직장인이나 고령자에게도 부담이 적다”고 전했다.

하지만 치료만큼 중요한 건 재발 방지다. 치료 후에도 무리한 스윙을 반복하거나 자세 교정 없이 골프를 계속할 경우 재발 위험이 높다. 운동 전에는 반드시 어깨와 팔, 손목을 충분히 풀어주는 준비운동을 하고, 운동 후에는 찜질이나 스트레칭으로 회복 시간을 가져야 한다

골프엘보는 방치할 경우 만성화되어 만성 팔꿈치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팔 근력 저하와 함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주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치료를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