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으로 인해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의 과실 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 이상의 엄중한 형사 처벌 대상으로 분류된다. 교통약자인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찰나의 부주의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된 것도 사실이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어린이보호구역사고 발생 시 직면하게 될 핵심적인 쟁점들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많은 운전자가 “천천히 달리기만 하면 어린이보호구역사고가 나더라도 큰 문제가 없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법원의 판결 사례를 분석해보면 속도 준수 여부는 전체 과실 판단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법은 운전자에게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어린이 안전에 유의해야 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데, 그 의무는 단순히 속도를 지키는 것을 넘어, 어린이의 돌발 행동까지 예견하고 대비할 것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운전자가 규정 속도 이하로 주행했더라도 ‘전방 주시 태만’이나 ‘제동 장치 조작 미숙’이 인정되면 형사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
법원은 운전자가 해당 구역이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 언제든 아이가 나타날 수 있음을 예상해 즉시 정차할 수 있는 수준으로 대비했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즉, 서행 여부보다 ‘사고를 피하기 위한 최선의 주의를 기울였는가’가 유죄와 무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된다.
두 번째 쟁점은 사고 당시의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입증이다. 만약 물리적으로 도저히 멈출 수 없었던 거리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이는 운전자의 과실이 없는 ‘불가항력적 사고’로 인정받아 무죄 판결을 끌어낼 수 있다. 어린이보호구역사고 수사 과정에서 단순히 “운이 없었다”거나 “아이가 잘못했다”는 식의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대신 차량의 속도, 제동 거리, 노면 상태, 시거 폭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전문적인 데이터로 회피 불가능성을 소명해야 한다.
세 번째 쟁점은 사고 직후 구호 조치의 적절성과 도주 의사의 유무다. 어린이보호구역사고가 발생하면 대개 어린이는 겁을 먹고 현장을 벗어나려 하거나, 괜찮다며 그냥 가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운전자가 아이의 말만 믿고 연락처를 남기지 않거나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하면, 향후 ‘도주치상’ 혐의가 추가되어 가중 처벌을 받게 된다. 어린이는 자신의 부상 정도를 정확히 판단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에, 운전자는 반드시 차에서 내려 상태를 확인하고 보호자나 경찰에 사고 사실을 알려야 한다.
또한 어린이보호구역사고는 일반적인 교통사고와 달리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거나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국가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12대 중과실’에 해당한다. 합의는 양형 결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형사 합의가 처벌 자체를 없애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고 발생에 운전자의 과실이 없었음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로엘법무법인 황근주 대표변호사는 “어린이보호구역사고는 서행 여부만으로 책임의 유무를 단정할 수 없으며, 운전자가 예견할 수 없었던 돌발 변수와 물리적인 회피 불가능성을 얼마나 정교하게 입증하느냐가 사건의 성패를 가른다. 수사 단계에서의 초기 진술이 재판까지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사고 발생 즉시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운전자의 주의 의무 이행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