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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와 변비 반복되는데 원인을 몰랐다면… 과민성대장증후군 의심해야

 

아침마다 배가 불편하고 장이 꼬이는 듯한 통증이나 변비, 설사 같은 증상이 반복되지만 병원에 가면 “정상”이라는 말을 듣는다.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여전히 불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단순한 소화 문제보다는 기능성 장 질환인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장이 외부 자극에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생기는 만성 질환이다. 많은 이들이 이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병이라는 인식 없이 방치하거나 단순한 체질 문제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복통을 중심으로 설사, 변비, 혹은 두 증상이 번갈아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배가 아프다가 변을 보고 나면 나아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잔변감이나 복부 팽만이 자주 동반된다. 병원에서 내시경이나 혈액검사 등을 받아도 뚜렷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뇌 축’ 이론을 통해 이런 증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보다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 접근이 가능해지고 있다.

 

장-뇌 축이란 뇌와 장이 신경, 호르몬, 면역체계를 통해 밀접하게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말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 호르몬은 장의 운동성과 감각에 영향을 준다. 장의 연동운동이 지나치게 빨라지거나 느려지면 배변 리듬이 깨지고,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도 무너지면서 과민성 증상이 악화된다. 결국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불안은 장내 환경까지 변화시켜 만성적인 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복잡한 기전을 가진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자가 진단을 하거나 임의로 약을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질환, 감염성 장염과 증상이 비슷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여기서 핵심적인 검사가 바로 대장내시경이다. 내시경을 통해 대장 내부를 직접 관찰함으로써 점막의 염증, 출혈, 용종, 종양 여부를 확인하고,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기질적인 질환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복통, 설사, 변비가 반복되거나 최근 증상이 평소와 다르게 나타난다면, 단순한 스트레스로 넘기지 말고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진단되면 증상 유형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이뤄진다. 변비가 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장운동을 촉진시키는 약을 쓰고, 설사가 심할 때는 장의 긴장도를 줄이는 지사제나 진경제가 사용된다. 이와 함께 프로바이오틱스, 식이 조절, 심리적 안정 치료까지 병행하면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 최근에는 장과 뇌의 연결을 고려한 저용량 항우울제나 인지행동치료가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보고도 늘고 있다. 단기간 약으로만 해결하려 하기보다 스트레스 관리와 식습관 개선 같은 생활 전반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생활습관 관리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고, 장을 자극하는 기름진 음식, 카페인, 탄산음료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통곡물, 발효식품 등은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개인마다 특정 음식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므로 음식일지를 통해 나에게 맞지 않는 음식을 찾아내는 것도 증상 조절에 효과적이다. 잠을 충분히 자고,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 역시 장의 기능 회복에 큰 역할을 한다. 일상에서의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 장은 점차 안정을 되찾는다.

 

용현동 맘편한내과 정은호 원장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서 불편을 겪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반복되는 복통이나 배변 문제를 체질 탓으로 넘기지 말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여 증상에 맞는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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