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규제 특례를 누려온 카사코리아가 정작 지정 당시 부과된 핵심 조건을 수년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혁신’을 명분으로 규제 완화를 적용받았지만,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한 최소한의 의무는 사실상 방치돼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홍재근 대표가 이끄는 카사코리아가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18조를 위반해 과태료 1,200만 원을 부과받았다.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된 이후 투자광고를 진행하면서 금융투자협회의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부가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위반 기간은 2022년 2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약 2년 8개월에 달한다.
카사코리아는 2019년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 플랫폼을 내세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당시 금융당국은 규제 특례를 허용하는 대신 투자자 보호를 위해 광고 관련 엄격한 조건을 부과했다. 투자상품 광고는 금융투자협회의 사전 심의를 반드시 거치고, 외부 매체를 활용할 경우에도 정보 제공 범위를 주소·접속 수단·청약 기간 등 최소한의 사항으로 제한하도록 했다.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투자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안전장치였다.
그러나 회사는 이 같은 조건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공모 수익증권 4호부터 9호까지를 홍보하면서 금융투자협회 심의를 받지 않은 채 내부 준법감시인의 승인만으로 검색광고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발송 등을 진행했다. 제3자 심의를 통해 광고 내용을 검증하도록 한 제도의 취지를 스스로 부정한 셈이다.
또한 부가조건상 외부 광고에서는 투자대상이나 수익 구조를 상세히 노출할 수 없지만, 카사코리아는 2023년 8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외부 검색광고와 메시지 발송을 통해 공모 수익증권 7호와 8호의 투자대상을 직접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금융사업자에게 허용된 마케팅 범위를 명백히 넘어섰다는 평가다.
문제는 위반의 성격과 기간에 비해 제재 수위가 낮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과태료 1,200만 원을 부과하는 데 그쳤지만,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는 규제 완화와 조건 준수가 맞교환되는 구조다. 부가조건 위반은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임에도, 반복적·장기적 위반에 대한 실질적 제재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