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로 인해 감정적으로 큰 상처를 받았을 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법적 판단은 훨씬 복잡하다. 위자료는 단순한 감정 보상의 개념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를 침해당한 사실과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입증할 수 있어야 인정되는 민사상 손해배상이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정진아 변호사는 “민법 제751조는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경우, 그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모든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 불법행위의 경위 ▲ 고의 또는 과실 유무 ▲ 피해자 측의 책임 여부 ▲ 손해 발생 정도 ▲ 당사자 간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이혼 소송에서의 위자료는 주로 배우자의 부정행위, 폭언•폭행, 경제적 방임 등 혼인 파탄의 책임 소재를 기준으로 판단되며, 상간소송에서는 제3자의 개입 여부와 혼인 파탄에 미친 영향력까지 따져 본다. 명예훼손, 직장 내 괴롭힘, 신체 침해 등도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지만, 이 역시 불법행위의 객관적 증거와 정신적 피해의 연관성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정진아 변호사는 “또한 실제 판결에서 인정되는 위자료 액수는 사건의 성격, 지속성, 피해자의 나이,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폭넓게 차이가 난다. 단순한 심리적 불쾌감이나 기분 상함만으로는 위자료 청구가 어렵고, 구체적인 피해 진술, 증거 자료, 대인관계의 악화 등 실질적 피해 입증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위자료는 감정의 크기가 아니라 입증의 무게로 결정된다. 피해 사실이 명확하다면 변호사와 함께 사실관계와 증거를 구조화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다”고 전했다.
감정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법적 판단은 구조적으로 이루어진다. 위자료 청구를 고려하고 있다면, 상대의 잘못을 말로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그 잘못이 객관적 사실로 입증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위자료는 권리로서 실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