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환자가 겪는 아킬레스건 부위의 통증을 단순한 염증이나 힘줄 손상이 아닌, 신경 압박에 의한 기능 장애로 해석해야 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소마취통증의학과 김승범 원장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건선 환자의 발뒤꿈치 통증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새로운 치료 방향성을 제시하며 통증 치료의 질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건선 환자가 발뒤꿈치 통증을 호소할 경우 의료진은 이를 아킬레스건병증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건선 자체가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힘줄과 뼈가 만나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부착부염이 흔하게 동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논문은 통증의 원인이 힘줄이 아닌 '비복신경(Sural Nerve)'의 이상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논문에 제시된 사례에 따르면, 오른쪽 발뒤꿈치에 강직감과 이상 감각을 호소한 41세 남성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정량적 초음파 유도 촉진법을 실시한 결과 예상치 못한 원인이 발견되었다. 의료진이 초음파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환부를 압박해 검사한 결과, 비복신경을 덮고 있는 근막이 비정상적으로 뻣뻣해져 신경을 압박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통증이 발생한 쪽의 비복신경 단면적은 건강한 반대쪽보다 약 2.6배 부어올라 신경 부종이 심각한 상태였다.
이는 아킬레스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근막과 조직이 신경과 달라붙거나 신경을 눌러 발생하는 '신경병성 통증'임을 의미한다. 기존의 진단 방식으로는 신경 문제와 힘줄 문제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웠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정밀 초음파 기술이 신경병성 통증을 감별 진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치료 과정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났다. 의료진은 초음파 유도하 '하이드로다이섹션(Hydrodissection)'을 시행했다. 이 요법은 국소마취제 대신 5% 포도당수를 주입해 신경과 주변 조직 사이의 유착 부위를 부드럽게 분리하는 방식이다. 물로 씻어내듯 신경을 압박하는 조직을 떼어내자 환자는 즉각적인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이후 2년간 진행된 추적 관찰에서도 재발 없이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연구는 만성적인 발뒤꿈치 통증으로 고통받는 건선 환자들에게 단순 소염제 처방이나 물리치료 이상의 정밀한 치료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영통 통증의학과를 찾는 환자들 사이에서도 원인 불명의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장기간 고생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신경과 근막의 상관관계를 고려한 이번 논문의 결과는 임상 현장에서 매우 유용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미소마취통증의학과 김승범 원장은 “근골격계 통증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으로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힘줄과 신경, 근막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발목 부위는 더욱 그러하다”라며 “이번 논문을 통해 비복신경의 유착과 근막의 제한이 통증의 핵심 원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정밀한 초음파 진단을 통해 환자 개개인의 통증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고 가장 적절한 비수술적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