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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징계로 끝나지 않는다… 피해 학생 손해배상 어디까지 가능할까

 

학교폭력 사안이 불거지면 많은 학부모는 먼저 학폭위(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처분부터 떠올린다. 가해 학생의 사과, 접촉금지, 전학 조치 등이 결정되면 “일단 마무리됐다”고 안도하지만, 피해 학생 입장에서는 정신적•학업적 손상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하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징계는 어디까지나 교육적 조치일 뿐, 피해자의 실제 피해 회복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본적으로 일반 민사소송의 구조를 따른다. 다만 가해 학생 본인뿐 아니라 그 부모(친권자)까지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과 감독의무 위반을 근거로 공동배상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폭행•협박•집단따돌림•디지털 학교폭력 등으로 피해 학생이 치료를 받거나 전학, 자퇴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는 물론,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까지 함께 청구할 수 있다.

 

또한 책임 주체는 가해 학생과 부모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안에 따라서는 학교와 교육청의 책임 역시 문제 될 수 있다. 위험 신호나 신고가 있었음에도 학교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가해 행위를 인지하고도 묵인•방치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사정을 근거로 학교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만 단순히 “학교가 더 적극적으로 막아주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 곧바로 책임이 인정되지는 않고, 구체적인 보고 경위와 조치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된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김한수 대표변호사는 “실제 소송에서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증거의 구체성과 축적 정도다. 진단서, 상담기록, 약 처방전 등 의료자료는 물론, 단체 대화방 캡처와 SNS•메신저 대화 내역, 교사•친구의 진술, 생활기록부 및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의결서 등은 해당 사안이 단순한 일회성 다툼이 아니라 지속적•구조적 학교폭력으로 인한 손해였다는 점을 입증하는 핵심 자료가 된다. 특히 디지털 학교폭력의 경우 게시물 삭제나 대화방 퇴장 이전 단계에서 확보한 화면 캡처가 손해액 산정과 가해 행위의 정도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해배상액은 피해 정도, 가해 행위의 기간•강도, 가해자 수, 사후 합의 여부, 학교 조치의 적절성 등을 종합해 정해진다. 심리적 후유증으로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경우, 학업 중단•전학으로 인한 교육 기회 상실이 뚜렷한 경우에는 위자료가 상대적으로 높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한편 법원은 피해 사실뿐 아니라 사건 발생 초기부터 가해 측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도 함께 살핀다. 가해자가 진지하게 사과했는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했는지, 피해 회복을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 여부 역시 책임 범위와 배상액 판단에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고 전했다.

 

김한수 변호사는 “학교폭력손해배상은 ‘아이들 싸움’의 연장선이 아니라, 한 학생의 성장 과정 전체에 남는 상처에 대해 책임을 묻는 절차다. 피해자 측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단계부터 의료•상담 기록과 디지털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가해자와 학교, 교육청 가운데 누구에게 어떤 범위의 책임을 물을지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가해자 측 역시 조기 합의와 진정성 있는 재발 방지 노력이 향후 배상액과 각종 기록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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