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내 마지막 대규모 미개발 부지를 둘러싸고 주상복합 용도변경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실버타운 건립을 전제로 인허가를 받은 민간 시행사가 사업 방향을 주상복합 아파트로 전환하면서, 주민들은 “제2의 엘시티 사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제가 된 부지는 해운대구 우동 1406-7번지 일대 1만8468㎡ 규모다. 해당 부지는 수영만지구단위계획상 상업지역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현행 계획에서는 공동주택 등 주거시설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다. 마린시티 내 사실상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되며 개발 방향에 따라 지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시행사 비에스디앤씨는 2024년 부산시로부터 73층 규모 실버타운 건축허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사업성을 이유로 2025년 8월 해운대구청에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신청, 공동주택이 가능한 용도로 전환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수익성이 높은 주상복합 개발로 방향을 선회한 셈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공익시설을 명분으로 허가를 받은 뒤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변경하는 것은 도시계획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해당 부지는 지구단위계획상 주거시설이 금지된 지역인 만큼, 이번 변경 요구는 단순한 사업 조정이 아닌 도시계획 원칙 자체를 흔드는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해운대구 석연찮은 용도변경에 주민 반발 거세
논란은 해운대구청의 대응을 둘러싸고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구청은 올해 1월 용도변경 신청을 접수한 뒤 관련 부서 의견을 수렴하고 검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인근 부지까지 포함한 공동주택 수요 분석 용역 검토 정황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용도변경을 전제로 한 사전 절차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 반발도 거세다. 마린시티 일대 주민 150여 명은 지난 20일 해운대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불가능했던 사업이 검토 단계로 넘어간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특혜 의혹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번 사안을 ‘제2 엘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으로 규정하며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에 나설 계획이다.
해당 시행사는 과거에도 두 차례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시도했다가 주민 반대로 철회한 바 있다. 2018년과 2022년 추진된 변경안 모두 지역 주민과 학부모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전례가 있다. 이 때문에 동일한 사안이 반복 추진되는 것 자체가 행정 신뢰를 훼손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생활환경 및 교육환경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73층 규모 주상복합이 건립될 경우 인근 대우마리나1·2차 아파트의 일조권 및 조망권 침해가 예상되며, 공사 과정에서의 소음·분진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입주 세대 증가에 따른 교통 혼잡과 기반시설 부담 역시 우려된다.
특히 부지와 약 20m 거리에 위치한 해원초등학교는 이미 과밀 상태로 알려져 있어, 추가 인구 유입 시 교육환경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들은 “학생 안전과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도시계획의 공공성과 개발이익 간 충돌 사례로 보고 있다. 기존 계획의 변경 여부를 둘러싼 판단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지역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해운대구청은 이번 용도변경 신청과 관련해 “법적 절차에 따라 검토 중이며,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판단할 것”이라며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