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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령그룹 김정균 대표, RSA 도입이 경영권 승계 위한 편법인가?

보령그룹이 도입한 RSA(양도제한 조건부 주식보상제도)가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RSA는 기업이 직원들에게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주식을 지급하되, 일정 기간 동안 매도할 수 없도록 조건을 붙이는 방식을 의미한다. 회사는 임직원들의 장기 성과 창출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김정균 대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편법적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에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

 

오는 31일 보령은 주주총회를 통해 최대 40만 주 규모의 RSA 지급을 위한 이사 보수한도액을 승인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조치가 임직원의 성과의식을 높이고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히 크다. 김정균 대표가 개인회사인 보령파트너스를 통해 보령 지분 20.85%를 확보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0.94%를 보유한 데다, 보령홀딩스 지분 22.60%까지 확보하고 있어 이미 보령그룹 내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모친인 김은선 회장이 보령홀딩스 최대주주로서 44.9%의 지분을 보유한 만큼, 직접 증여를 받을 경우 수천억 원대의 증여세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RSA가 승계의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논란의 핵심에는 보령그룹 내부의 RSA 지급 구조도 있다. RSA 지급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는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이 김은선 회장이고, 김 대표 본인 역시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대주주 일가의 셀프 평가와 지급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는 RSA의 본래 목적인 투명성과 공정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은 RSA 제도를 운영할 때 다양한 견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독립적인 보상위원회를 통해 임원 보수 및 RSA 지급을 투명하게 결정하고, 임원 보수에 대한 주주들의 직접 투표(Say on Pay)를 의무화해 경영진의 보수에 대한 주주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또 성과와 보상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을 공시하고, 잘못 지급된 보상은 환수할 수 있는 ‘Clawback’ 제도를 도입해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보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애플의 팀 쿡 CEO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주주의 적극적인 견제와 평가를 통해 보수가 조정되거나 지급이 제한된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IBM과 AIG 등 글로벌 기업들도 회계 오류나 경영진의 직권 남용 등으로 부당 지급된 보수를 환수할 수 있는 Clawback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RSA가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기 위해선 독립적인 보상위원회 운영과 RSA 지급 기준의 투명한 공시가 필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RSA 제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보상위원회 구성, 명확한 지급 기준 공시, 그리고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지급 시 엄격한 주주 승인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보령그룹의 RSA 도입이 진정한 책임경영의 출발점인지, 아니면 김정균 대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편법적 도구가 될지 여부는 보령이 앞으로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체계를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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