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인수 후 추진한 복지 제도 통합이 심각한 내부 반발과 법적 분쟁 위기를 초래하며 ‘화학적 결합’의 시험대에 올랐다.
부모상 휴가 축소, 경조사 경비 축소, 반려견상 휴가 신설이라는 모순적 개편과 함께 퇴직자 우대항공권 폐지, 항공권 혜택 전면 축소 등 실질적 시행 이후 직원들의 불만과 불신은 극에 달한 상태다. 업계 최고 근무환경 구현을 약속한 대명소노그룹의 선언과는 정반대인 ‘복지 후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부모상2일 빼고 반려견상 1일 신설
대명소노그룹이 최근 티웨이항공을 계열사로 편입하며 표방한 ‘화학적 결합’은 현실의 냉혹한 노동 현장에선 복지 축소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말 발표된 복지 통합안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부모상 휴가 기간을 기존 7일에서 5일로 줄이고, 대신 반려견상 휴가를 1일 신설한 대목이다. 직원들은 “가족을 위한 휴가는 줄이면서 반려견 휴가를 넣는 것은 직원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소노그룹 복지 포인트로 대체
경조사 경비 역시 대폭 줄었다. 결혼 경조금은 10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반 토막 났고, 부모나 형제에 대한 기타 지원은 전면 중단됐다. 또한, 기존에 퇴직 직원에게 제공되던 우대항공권은 폐지됐고, 현직 직원들 역시 국내외 항공권 혜택이 크게 줄었다. 출장 시 비즈니스석 업그레이드 제도도 사라져, 업종 특성을 고려한 최소한의 복지마저 허물어졌다는 지적이다.
복지 개편안에는 소노그룹의 리조트 및 부대시설 이용권과 내부 복지 포인트 ‘에어코인’이 신설됐으나, 티웨이항공의 대다수 직원이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 소재 리조트를 실제로 이용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실질적 대안이 되기엔 부족하다는 불만이 많다.
◆회장님 ‘공허한 약속’
대명소노그룹 서준혁 회장이 인수 직후 “직원 복지와 근무환경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약속한 말은 개편안 발표 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직원들은 “소노그룹이 공언한 ‘업계 최고 수준’은 결국 허울 좋은 구호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 고용노동부에 진정 제기
노동조합은 복리후생 축소가 사실상 임금 삭감에 해당한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 동의가 필수임에도 불구, 실명 절차 시 불이익 우려가 큰 상황에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복지 제도 개편 사태는 단순한 기업 내부 문제를 넘어 항공 산업 구조 개편과 대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노동 현장의 희생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EU 독과점 해소 조건에 따른 항공권 배분과 티웨이항공의 재무적 어려움이 악재로 작용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돌아갔다.
감독 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관리·감독 공백 속에 ‘복지 후퇴’라는 불편한 현실만 부각되고 있는 대명소노-티웨이 복지 개편 논란은 앞으로도 노사 갈등의 뇌관으로 작용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명소노와 티웨이항공은 직원 의견을 수렴하여 통합복지개편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5일 2차 설명회를 진행하여 기존(안)과 새로운(안) 중 선택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