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퇴직금 등 노동채무가 전체의 90%… 신고 자산은 127억, 유동자산은 300만 원
6억4400만 헤알 채무불이행 상태서 철수… 변제 재원 사실상 ‘제로’
1700억 빚 남기고 파산 절차 돌입… 채권 회수 가능성 ‘희박’
포스코엔지니어링 브라질 법인이 브라질 CSP(Companhia Siderúrgica do Pecém) 제철소 건설 공사를 마친 뒤 협력업체 대금과 근로자 임금 등 약 6억4400만 헤알(한화 약 1740억원대)에 달하는 채무를 남긴 채 철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사실상 채무 불이행 상태에서의 기습 철수라고 보도하며 “야반도주 수준”이라는 강한 표현까지 사용했다.
브라질 세아라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포스코엔지니어링 브라질 법인은 14일(현지시간) 사업장을 정리하고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와 협력업체에 사전 통보가 이뤄지지 않았고, 채무 상환 계획 역시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포스코엔지니어링이 세아라주에서 약 6억4400만 헤알 규모의 채무 불이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현재 포르탈레자 제3기업회생·파산법원에서 진행 중인 파산 절차에 신고된 총부채는 6억4439만7918헤알이다. 부채 구성은 노동 관련 채무가 5억7352만헤알(약 1550억원대)로 전체의 약 89%를 차지하고 있으며, 조세 채무 3378만헤알(약 91억원대), 하청업체 등 기업 채무 1048만헤알(약 28억원대), 기타 채무 2660만헤알(약 72억원대) 순이다. 전체 채무의 대부분이 임금·퇴직금 등 노동 채무로 구성돼 있어 대규모 임금 체불 사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회사가 신고한 총자산은 4700만헤알(약 127억원대)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12개월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은 1만1000헤알 (약 300만원)수준으로, 사실상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은 거의 없는 상태다. 나머지 약 4500만헤알(약 122억원대)은 사법 공탁금으로 묶여 있어 재판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채권자에게 배분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법조계에서는 가용 자산이 턱없이 부족해 파산 절차가 수년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며, 채권 회수 가능성도 낮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철수 과정에서의 행태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현지 보도는 관계자 증언을 인용해 포스코엔지니어링이 자사 소유가 아닌 임대 장비까지 선적해 반출했다고 주장했으며, 일부 매체는 이를 절도 의혹으로 규정했다. 현재 브라질 내에서 회사의 실질적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면서 채권자와 해고된 근로자들이 법적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한편, 브라질 연방 검찰(MPF)은 2019년 이 법인을 외환 도피 및 범죄단체 조직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위장 계열사로 지목된 업체 등을 통해 CSP 제철소 건설 자금이 횡령·유출됐을 가능성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으며, 회사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해 왔다. 다만 명확한 사법적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채무 불이행과 철수 논란이 불거지며 단순한 경영 실패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현지에서 제기되고 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CSP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는 브라질 북동부 지역 최대 규모의 외자 유치 사업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시공사의 철수와 이후 불거진 법적·재정적 논란은 지역 경제와 고용에 상당한 후유증을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언론들은 대형 한국 기업 계열사의 무책임한 철수가 노동자와 협력업체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전가했다며, 한국 본사 차원의 책임 있는 해명과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