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통합 플랫폼이자 인터넷신문사 제보팀장을 운영 중인 더에이아이미디어는 9월 19일 NZSI INDEX 기반 시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편집자주]
NZSI INDEX는 왜곡된 시장 정보에서 벗어나, 개인 투자자를 위한 공정하고 실질적인 투자 기준을 제시합니다. NZSI INDEX에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자본시장의 가능성이 담겨 있습니다.
★ 지수변경 : 1,000을 기준으로 종목 기여도 동일 반영
★ 기 준 가 : 2024. 12. 20 / 1차 개편 : 2025. 04. 01
★ 평가기준 : 20개 종목 X 5개 항목 (건전성, 안전성, 성장성, 위험도, 기대값) X 10등급 (A3 ~ D)
국내 증시는 혼조세 속에서도 코스닥이 반등하고 코스피는 소폭 약세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 대비 0.46% 하락한 3,445.24포인트를 기록했고, 코스닥은 0.70% 상승한 863.11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거래대금은 코스피 약 11조 원, 코스닥 약 6조 6천억 원 수준으로 전일 대비 다소 증가했고, 시가총액은 코스피 2,816조 9천억 원, 코스닥 448조 2천억 원로 집계됐다.
뉴욕 증시에서는 강세 흐름이 이어졌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7% 상승해 46,315.27포인트, 나스닥은 0.72% 오른 22,631.48포인트로 마감했다. 글로벌 기술주 강세와 금융 완화 정책 기대가 시장을 지지한 모습이다.
공정 투자 기준형 지수인 NZSI INDEX는 이날 0.39% 오른 1,384.57포인트를 기록하며 2일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한국과 글로벌 대표 종목의 실질 수익률을 반영하는 이 지수는 전통적 시가총액 지수가 놓치기 쉬운 수익률 간 편차를 보완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지수 도입 이후 누적 수익률을 보면, 한국 대표 6개 종목은 평균 45.79% 상승, 배당을 포함한 총수익률은 49.09%를 기록했다. 글로벌 대표 14개 종목은 평균 35.32% 상승, 배당 포함 총수익률은 37.75%로 나타났다. 양 시장 간 격차는 다소 줄어드는 흐름이지만 한국 시장의 초과 성과는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오늘은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히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지난해 12월, 영일만 앞바다에서 시작된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한국이 산유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서 출발했다.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을 자청하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에너지 시대’를 선언했고, 언론은 이를 금세기 최대 발견이 될 것처럼 포장했다. 그러나 9개월이 지난 지금, 결과는 너무도 초라하다. 가스 징후는 일부 있었지만 경제성은 없었다. 석유공사는 더 이상 추가 시추를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국가의 희망’이라 불리던 대왕고래는 결국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첫 시추를 시작해 47일 동안 수심 1.2km 아래 해저면을 1.7km가량 파고들었다. 1700개가 넘는 시료와 데이터를 확보했지만, 분석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스 흔적을 일부 확인했으나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며, 경제성을 확보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번 탐사는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 사업의 핵심 구역이었고, 정부는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그 전망은 허상으로 드러났다.
이 실패는 예고된 일이었다. 지난 2월 6일, 본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한 기사를 실었다. 당시 기사에서는 이미 2022년에 해당 지역이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아 정부 융자 감면 조치를 받은 지역이라는 점을 짚었다. 과거 실패한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시추를 시도하는 것은 재정 낭비이자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썼다. 그러나 정부는 그 경고를 무시했다.
당시 산업부는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는 만큼 “국제적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오히려 기대를 부풀렸다. 석유공사 내부 보고서에는 ‘확실한 매장 가능성이 입증되기 전까지는 대중 홍보를 자제해야 한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발표가 대통령 일정으로 확정되자 그 문장은 삭제됐다. 기술적 검토보다 정치적 일정이 우선했다. 실제로 당시 기술팀은 지질 구조상 유의미한 저류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경고를 내부 보고서에 남겼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는데 누가 반대 의견을 내겠느냐”고 말했다. 기술자들은 알고 있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
언론의 역할은 더욱 심각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브리핑 당일, KBS는 뉴스의 40%를 대왕고래 관련 보도로 채웠다. 박장범 앵커는 “대한민국이 산유국의 꿈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지는 “영일만 석유는 두바이유보다 품질이 좋다”, “포항 불의 정원, 140억 배럴 매장 가능성” 등의 제목을 달았다. 검증은 없었다. 확인되지 않은 숫자와 과장된 전망이 그대로 헤드라인이 됐다.
지역 언론은 그보다 더 깊은 환상 속에 있었다. 올해 2월, 첫 중간결과에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내용이 공개된 이후에도, 다수의 지역지들은 여전히 사업 재추진을 요구했다. “시추 한 번으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 “악마몰이식 정치공세를 중단하라”는 식의 논조가 이어졌다. 그리고 9월, 석유공사가 최종적으로 ‘경제성 없음’을 선언한 후에도 “해외 자본이 들어와 재시추가 가능하다”, “외국계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됐다. 끝까지 희망을 소비했다.
언론은 검증자가 아니라 흥행 조력자가 됐다. 대통령의 브리핑은 국정 홍보의 장이었고, 방송과 신문은 이를 경쟁적으로 포장했다. ‘산유국의 꿈’이라는 문장은 그대로 주가에 반영됐다. 한국가스공사, 흥구석유, 동양철관 등 관련주가 일제히 폭등했고, 투자자들은 또 한 번 환상을 믿었다. 그 뒤에 남은 것은 손실뿐이었다.
공무원 사회 역시 다르지 않았다. 산업부 내부에서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정무적 판단이 기술적 판단을 압도하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한 간부는 “시추는 과학이 아니라 일정표로 결정됐다”고 토로했다. 국정 브리핑 일정에 맞추기 위해 탐사 일정이 앞당겨졌고, 검증은 서둘러 생략됐다. 내부 반대 의견은 ‘정치적 부담’이라는 이유로 묻혔다. 보고서는 완화된 표현으로 바뀌었고, 책임을 피하기 위한 문구가 덧붙여졌다.
결국 이 사업은 정치, 언론, 관료, 전문가가 한몸처럼 움직이며 만들어낸 구조적 실패였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곧 투자 신호로 작용했고, 국책사업은 하나의 정치 이벤트로 변했다. 과학은 홍보에 종속됐고, 진실은 미뤄졌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시추 실패가 아니다. 이는 ‘검증의 붕괴’이자, ‘책임의 부재’를 드러낸 사건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정치가 과학의 영역을 침범했을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를 보여줬다. 기술적 근거가 아닌 권력의 의지가 정책이 될 때, 실패는 필연이다.
이런 구조는 대왕고래만의 문제가 아니다. 새만금 국제공항, 가덕도 신공항, 제2공항 등 굵직한 국책사업마다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타당성 조사보다 여론몰이가 앞서고, 지역언론은 개발 공약을 띄운다. 지역 정치와 토건세력이 결합할 때, ‘개발 신화’는 만들어지고, 국민의 세금은 흘러나간다. 이번에도 그랬다.
문제의 핵심은 “누가 이 구조를 멈출 것인가”이다. 전문가들은 권력 앞에서 침묵했고, 언론은 비판 대신 환상을 팔았다. 공무원은 진실보다 인사평가를 택했고, 정치인은 그것을 이용해 인기를 얻었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책사업은 검증의 대상이 아니라 홍보의 수단이 됐다.
이제 국민이 묻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전문가와 언론, 공무원들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실패가 예견된 사업을 누구도 멈추지 못했고, 국민의 돈은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어민들의 피해는 보상되지 않았고, 공기업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치권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음 사업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변명이나 면피가 아니라, 기록과 책임이다. 국회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탐사 실패로 다뤄서는 안 된다. 정책 결정의 전 과정에서 어떤 판단이 개입했는지, 산업부는 시추 승인 과정의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석유공사는 기술검토 보고서를 원문 그대로 제출해야 한다. 언론은 자신이 어떤 제목으로 국민의 기대를 부풀렸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검증’보다 ‘구호’를 더 쉽게 믿게 된 결과다. 가능성이라는 단어가 검증을 대체했고, 희망이라는 말이 예산을 열었다. 그러나 결과는 냉정했다. 실패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시스템이었다.
대왕고래는 이제 신비의 이름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되었다. 정치가 기술을 지배하고, 언론이 검증을 포기하며, 공무원이 책임을 회피할 때, 진실은 사라진다. 바다 밑에는 석유가 아니라, 책임지지 않은 사람들이 묻혀 있다.
대왕고래의 실패는 끝이 아니라 질문이다. 우리는 또다시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대왕고래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이제라도 멈추고 되돌아볼 것인가. 국민이 잃은 것은 돈이 아니라 신뢰다. 그 신뢰를 되찾지 못한다면, 다음 대왕고래는 또다시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우리는 같은 바다에 세금을 쏟아붓게 될 것이다.
더에이아이미디어는 언론 통합 플랫폼이자 인터넷신문사인 제보팀장과 라이브뉴스를 통해 NZSI INDEX 기반 시황 보고서를 매일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