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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찬진 금감원장 취임…임종룡의 우리금융 , 첫 개혁 칼날의 시험대 될까?

손태승 처남 730억 부당대출… 451억은 임종룡 재임 중 발생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찬진 변호사가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했다. 금융권은 개혁 성향이 강한 변호사 출신 원장의 등장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임 이복현 원장이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퇴임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개혁의 첫 시험대는 단연 우리금융그룹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10년간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횡령사고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발생한 횡령 규모만 772억 원에 달하며, 지난해만 595억 원의 횡령 사건이 터졌다. 단일 연도 기준 국내 은행 17곳 중 압도적인 1위였다.

 

손태승 전 회장 시절에는 가족까지 연루됐다. 손 전 회장의 처남은 2021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23차례에 걸쳐 730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일으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 가운데 61.8%인 451억 원이 임종룡 현 회장 재임 중 발생했다는 점이다. 그룹 수장이 바뀌었음에도 비리 행태가 뿌리 뽑히기는 커녕 되레 지속·확대된 셈이다. 더구나 730억 원 중 338억 원은 회수 불능 상태다.

 

부당대출은 임원·직원들 전반으로 확산됐다. 본부장 3명, 지점장 24명이 관여된 1,604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건이 드러났고, NGO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우리금융그룹 내에서만 9건, 총 141억 7,500만 원의 금융사고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쯤 되면 도덕적 해이가 조직 전체에 만연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의 제재를 피해가기 위한 전관예우 영입에도 열을 올렸다. 임종룡 회장 재임 이후에만 최소 7명의 전직 공무원이 그룹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청 간부를 지주 윤리경영실장으로, 국세청 6급 직원을 은행 조사역으로, 국방부 육군 대령을 은행 부장으로, 금감원 2급 간부를 저축은행 내부감사 전무로, 예금보험공사 임원을 펀드서비스 상근감사로, 국세청 7급을 은행 차장으로 각각 영입했다.

 

과거에도 우리금융은 2015~2017년 금융감독원,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의 청탁으로 30여 명을 부당 채용해 행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패턴은 반복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감독기관을 방패막이로 세우는 전관예우의 먹이사슬”이라고 지적한다.

 

이찬진 원장은 취임사에서 “기업은 주주가치를 중심으로 공정한 지배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며 “주가조작이나 독점적 지위 남용 등 공정을 해치는 행위에는 무관용으로 대응하겠다”고 못 박았다. 참여연대와 민변에서 활동하며 금융소비자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강조해온 이력이 그대로 드러난 발언이다.

 

한편, 한 금융전문가는 “금융은 자본주의의 혈관인데, 혈관이 오염되면 사회 전체가 흔들린다”며 “도덕성과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전관예우와 특수관계 고리를 과감히 끊는 것만이 금융개혁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 원장의 개혁 드라이브가 단순히 선언적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되며, 우리금융과 같은 ‘비리은행’에 대한 실질적 칼날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은 발언이다.

 

전임 이복현 원장조차 손대지 못했던 우리금융 개혁은 이찬진 원장에게도 가장 큰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임종룡 회장 체제에서조차 비리·부당대출·횡령이 끊이지 않고, 전관예우 영입으로 제재를 피해온 전력이 낱낱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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